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에 있는 신경조직으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한다. 이는 빛에 대한 정보를 전기적 정보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러한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을 망막박리라고 한다.

망막박리는 보통 망막에 구멍이 발생하는 망막열공이 심해지면서 발병한다. 문제는 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영양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각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며, 이로 인해 영구적인 시력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망막박리는 주로 중년 이후에 발생하는 안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노화로 인한 망막박리 환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이 보편화되고 고도근시를 앓는 환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20~30대에 망막박리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도근시로 인해 안구의 길이가 앞뒤로 길어지면 눈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망막이 팽팽히 당겨져 얇아지면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기기 쉬워진다. 눈에 공을 맞거나 어딘가에 부딪치는 등 망막에 가해지는 충격도 망막박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망막박리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자각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병증이 진행되면 눈 앞에 실이나 벌레, 점 등이 떠다니는 비문증, 눈 앞에서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선이나 물체가 왜곡되어 보이는 변시증이 생기거나 출혈이 발생할 경우 출혈부위가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해당 증상이 나타나거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면 안과를 방문해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망막박리는 망막 중심부인 황반까지 진행되면 실명을 야기할 수 있는 응급질환으로 눈에 이상 반응이 반복되거나 고도근시 환자라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망막박리는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을 시행할 수 있다. 망막열공이 발생했다면 주사 치료, 레이저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망막박리 범위가 넓어 레이저 치료가 어렵다면 유리체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유리체절제술은 유리체 안으로 작은 탐침을 삽입해 유리체를 제거한 뒤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유리체 제거 후에는 가스나 실리콘을 주입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수술 후 약 2~3주는 시력이 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회복과 감염 예방을 위해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세안 등에 주의해야 한다.

망막박리는 적절한 처방을 받은 뒤에도 정기검진을 통해 망막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정기적인 관찰과 관리는 망막 질환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고 시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망박박리는 치료 적기를 놓쳐 오래 방치된 경우 심각한 시력 장애가 남을 수 있고 수술을 해도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있으므로 조기 발견 및 적절한 처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망막박리를 비롯한 망막질환은 응급질환에 해당되므로 당일 검진과 수술이 가능한 안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의료진의 풍부한 수술 경험과 노하우가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수술 시 의료진의 기술력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지에스안과의원 박성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