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동물병원 박성원 수의사
숲속동물병원 박성원 수의사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가장 처음 내리는 결정은 아마 중성화수술일 것이다. 이전에 비해 많은 보호자들이 중성화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알고 있지만 여전히 왜 해야 하는지, 꼭 해 주어야 하는 건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번 컬럼에서는 수의사에 관점에서 중성화수술의 필요성과 장단점, 수술 후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중성화수술은 강아지·고양이의 생식 기능을 없애는 수술로 수컷은 고환을 제거하고 암컷은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이로 인해 번식 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내 반려견·반려묘의 2세를 보고 싶은 보호자들은 중성화수술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술이기도 하다.

중성화수술을 통해 어떻게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일까? 앞서 말했듯 중성화수술은 생식 호르몬이 분비되는 생식 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따라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들도 자연스럽게 예방되는 것이다. 수컷은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과 같은 전립선 질환과 고환암, 항문 선종 등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암컷은 유선 종양, 난소 종양, 자궁축농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유선종양은 반려견·반려묘에게 보이는 종양 순위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병이며 심할 경우 유방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중성화수술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 자궁축농증의 경우,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 중 하나이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을 통해 자궁, 난소를 모두 제거한다면 걸릴 확률이 0%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질병 예방 효과를 고려해 보았을 때, 많은 수의사들이 반려동물 중성화수술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다.

중성화수술을 진행하는 시기는 건강 상태 등 반려동물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컷은 마킹을 시작하기 전인 생후 4~5개월령, 암컷은 첫 발정이 오기 전인 6~7개월령을 권한다. 이 시기에 중성화수술을 진행하면 습관으로 남을 수 있는 마킹, 공격성과 같은 행동학적 문제도 함께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성화 권장 시기를 놓쳤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노령견·노령묘도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 마취 위험도 평가와 수술 전 검사만 철저하게 진행한다면 중성화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반려동물의 빠른 회복과 건강을 위해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대부분 마취에서 깬 후 당일 퇴원하는데 이때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정을 취할 수 있게 가정 내에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또 넥카라를 반드시 착용시켜 수술 부위를 핥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종종 반려동물이 불편해 보인다는 이유로 넥카라를 임의로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반려동물이 수술 부위를 핥기 쉬워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실밥이 풀리거나 붓기, 발적, 출혈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넥카라를 씌워 수술 부위가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려는 보호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질병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어떤 선택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지 고려해 보기를 바란다.

(글 : 숲속동물병원 박성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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