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고혈압과 달리 폐동맥고혈압은 낯설다. 폐동맥고혈압은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에 발병할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조기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그러나 그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가 턱없이 낮고 진단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꽤 많은 편이다.

페동맥고혈압은 연령 관계없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은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단, 성인과 달리 빠른 진단,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한다면 아이가 성장하며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적정 정도 산소 유지, 우심부전 예방이다. 이를 위해 기계환기 요법, 산수 투여, 혈압 및 혈장량 유지, 산혈증 교정 등 여러 보존적 치료와 폐혈관 확장제 등을 병행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급여 범위가 전에 비해 확대되었으나 아직까지 신생아, 소아 폐동맥고혈압 약제의 경우 급여로 사용하기 힘들고 경구 약제는 급여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는 진단부터 치료과정 모두가 길고 험난한 폐동맥고혈압 환자·보호자들이 끝까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필수적 약제들의 급여 인정이 너무나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Q.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이란 어떤 질환이며 원인은 무엇인지?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의 우심실에서 폐로 혈액을 전달하는 폐동맥에 병변이 발생하여 혈관내부공간이 줄어들고, 점차적으로 폐혈관 저항이 증가하여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폐동맥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우심실 후부하가 증가되어 우심실 부전과 조기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성인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절반이 돌연사로 사망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평균 폐동맥압이 20mmHg 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정 기준 : 폐동맥압이 25mmHg 이상)

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계명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Q. 폐동맥고혈압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생아와 소아. 그리고 성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고,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특발성으로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유전적인 원인, 다양한 약물,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 질환, 혹은 선천성 심장병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신생아에서 보이는 폐동맥고혈압은 크게 출생 직후에 발생하는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과, 기관지 이형성증(만성 폐질환)을 동반한 미숙아에서 흔히 보이는 폐동맥고혈압, 그리고 심부전을 동반하는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인한 폐동맥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은 아기가 출생한 이후에 태아 시기의 높은 폐혈관 저항이 감소되지 않고 지속되어 체동맥 혈압과 같거나 더 높아지는 질환으로, 1000명 출생아에서 1-2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성인의 폐동맥 고혈압과 달리 출생 직후부터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어 치료하지 않으면 급격히 진행하고,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20%로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임상 양상도 나이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비슷하게 호흡곤란, 지속적인 두통, 어지럼증, 흉통, 반복적인 실신, 심비대, 운동 시 청색증 등이 나타나고 첫 증상으로 실신이나 돌연사로 인한 사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린 영유아의 경우 호흡곤란, 피로, 실신, 발육 부전 등을 보일 수 있으나,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아 증상만으로 폐동맥 고혈압을 의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출생 24시간 이내 심한 청색증, 호흡곤란을 보이는 등, 임상 증상의 시작과 진행이 빠르다.

출처 : N Engl J Med. 2021;385(25):2361-2376
출처 : N Engl J Med. 2021;385(25):2361-2376

Q. 신생아 폐동맥고혈압 의심 증상은 무엇이며 고위험군이 따로 있는지?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은 주로 만삭아에서 출생 후 지속, 혹은 악화되는 심한 청색증과 동반된 호흡곤란, 빈호흡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산소를 투여하여도 청색증은 호전되지 않는다.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횡격막 탈장, 폐의 낭종성 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으로 인해 폐가 발달하지 못한 경우나 태변 흡입 증후군, 자궁 내 저산소증 등으로 인해 폐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경우 또는 유리질막증, 폐렴 등의 폐 질환 등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저체온증, 저산소증, 심근 기능 이상, 허혈, 적혈구 증가증 등의 요인에 의해 악화된다. 주로 만삭아에서 출생 후 지속, 혹은 악화되는 청색증과 동반된 빈호흡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산소를 투여하여도 청색증은 호전되지 않는다.

기관지 이형성증 (만성 폐질환)을 동반한 폐고혈압은 주로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장기적인 호흡보조치료를 받으면서 기관지 이형성증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폐의 성장 부전으로 인해 발생한다. 미숙아가 울면서 청색증을 동반하거나, 청색증이 잘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제태연령과 출생체중이 적거나, 호흡보조치료를 오래 받았거나, 동반된 기형을 가질 경우에 발생 위험이 높다.

심장기형을 가진 환아에서도 폐동맥 고혈압 또는 폐정맥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심장기형의 조기 진단과 치료로 인해 폐동맥 고혈압의 발생이 적어지고, 수술 전후의 증상도 약물 치료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심부전 증상을 보일 정도로 좌-우 단락의 양이 많거나, 폐혈관의 기형을 동반한 복잡 심기형이거나, 다운증후군의 경우에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Q.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와 진단 방법은?
모든 연령에서의 폐동맥고혈압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예후에 중요하다. 특히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은 치료가 늦을 경우 매우 급속하게 악화되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반면,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성인에 비해서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폐동맥고혈압의 정확한 진단 방법은 우심도자를 통해 폐동맥 압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이러한 침습적인 검사를 시행하기 어려워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심초음파 검사에서 삼첨판 역류의 최고 속도가 2.8m/sec 이상일 때 의심, 3.2m/sec 이상일 확진할 수 있다. 또한 난원공이나 심방중격결손, 동맥관을 통한 우-좌 단락(혹은 양방향 단락)을 확인할 수 있고, 심실 중격의 좌심실로의 치우침과 그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출처: Pediatric Research, 2018;84:S68-S77
출처: Pediatric Research, 2018;84:S68-S77

Q.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나? 또 치료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없는지 궁금하다.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적절한 산소를 유지하면서 우심부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인과 달리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은 조기의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의 치료의 첫번째는 기계환기 요법과 산소 투여로 적절한 산소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적절한 혈압 유지와 혈장량 유지, 산혈증 교정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현재 개발된 폐혈관 확장제에는 그 작용 기전에 따라 산화 질소계 (nitric oxide, Sildenafil Citrate 등), prostacyclin 유도체 (iloprost, epoprosterol, trepostinil), endothelin 수용체 길항제 (Bosentan hydrate 등)로 나눌 수 있다.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의 경우 흡입 산소 농도 50~70% 이상에도 저산소 호흡부전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산화 질소 (nitric oxide, NO) 흡입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iloprost 흡입 치료를 추가 하거나, 급여 인정이 되지 않지만 sildenafil 혹은 Bosentan을 경구 복용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며칠 뒤 호전되지만, 때로는 심한 우심실 부전과 저산소 호흡부전으로 심실보조장치 (ECMO)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기관지 이형성증을 동반한 폐고혈압의 경우 적절한 호흡 보조 치료와 함께 산소 흡입, 이뇨제, 스테로이드 사용, 폐혈관 확장제 (Sildenafil Citrate, Bosentan hydrate 등)의 투여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여러가지 병합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는 심방중격절개술이나 폐이식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후 2세이후로 폐의 성장과 함께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폐동맥고혈압의 치료법이 매우 발전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 성인 환자의 조사에서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5%, 평균 생존 기간은 13.1년까지 향상되었다. 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아직 집중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조기 사망 위험이 높다. 또한 신생아의 지속성 폐동맥 고혈압을 경험한 생존아에서 발달 지연, 청력 손상(난청) 등의 신경학적 후유증, 만성 폐질환으로 호흡기 기능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출처 : N Engl J Med. 2021;385(25):2361-2376
출처 : N Engl J Med. 2021;385(25):2361-2376

Q. 신생아 폐동맥고혈압은 치료급여 범위가 협소해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분하다. 이에 대한 교수님 의견은?
현재 국내에서는 폐동맥고혈압의 WHO 임상 분류 1군에 해당하는 폐동맥고혈압(특발성, 선천성 심장질환, 약물성, 유전성, 자가면역질환, 간문맥성, 신생아의 지속성 폐고혈압 등)에서 폐혈관 확장제의 사용이 인정되고 있다. 또한 급여 기준이 점점 완화되어 2022년부터는 성인에서는 단일 약제로 시작하여 환자의 증상 및 검사 소견에 따라 계열이 다른 2가지 이상의 약제로 병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에서, 특히 신생아의 폐동맥고혈압 약제는 급여로 사용하기가 힘들고, 경구 약제는 급여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산화질소 흡입의 경우 2021년부터 신생아 지속성 폐동맥고혈압(생후 14일 이내), 선천성 횡격막탈장, 그리고 선천성 심장병 개심술 이후(생후 28일 이내) 사용이 급여로 인정받고 있지만 혈액검사와 심초음파 검사 등이 필수적이고, 사용할 수 있는 기간도 4일이내로 한정적이다. Bosentan(카나보센, 트라클리어)의 경우 FDA에서는 3세 이상의 소아에서 승인되었지만, 국내에서는 12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안정성, 유효성 미확립으로 명시되어 있다. Iloprost 흡입 치료와 sildenafil(파텐션)의 경우 신생아지속성 폐고혈압에서 단독요법, 혹은 사례별 병합 투여 시 급여 인정하고 있지만 흡입의 경우 점막이 약한 신생아에서 부작용이 커서 사용에 제한적이다. 또한 그 외의 폐동맥고혈압에 대해서는 18세 이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Treprostinil 피하주사의 경우에도 FDA에서는16세 이상 청소년에 승인되었지만, 국내에서는 18세 이해 소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으로 실제로 외래에서 환자 진료 후 약제를 처방하고 나면, 보호자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처방 일수를 줄여서 받아갈 때는 너무 마음이 아픈 경우가 많다. 소아 폐동맥고혈압의 치료에 필수적인 약제들의 급여 인정이 너무나도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신생아 폐동맥고혈압 환자와 보호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폐동맥고혈압은 진단도 어렵고, 치료 과정도 길고 험난한 희귀난치질환이다. 신생아 시기를 잘 견디더라도 이후에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고, 보호자를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 약제와 기술이 개발되고, 소아 아이들에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희망이 있으니, 담당 의료진과 함께 치료를 지속해 나가시길 바란다. 우리 소아심장 의료진들도 소아, 특히 신생아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이 많이 적용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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