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동물의료센터 이승혁 내과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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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7일 / 9살의 말티즈 강아지, MMVD C단계 진단받다
지난해 6월, 9살의 말티즈 강아지가 타 병원에서 MMVD(변성승모판질환) C 단계를 진단받고 폐수종으로 내원했다. 당시 혈액 검사에서는 양호한 상태를 보였으나, 심잡음(murmur) 6단계, VHS 12.2, 심초음파 검사에서 La/Ao 비율 2.3, LVIDDN 2.06, E peak 1.35로 심박수는 143회였다. 이러한 소견은 ACVIM(미국 수의 내과학회) 기준으로 MMVD C 단계에 해당하며, 이 단계의 평균 수명은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보고된다.

2024년 2월 3일 / 심부전 증세 악화, 좌심방 파열 및 심장 압전 발생
그 후 8개월 동안 몇 번의 폐수종을 겪으며 이뇨제를 증량해 왔다. 폐수종 발생 시마다 적절한 이뇨제 조정과 치료를 통해 폐부종을 관리하며 심부전 증상을 완화시켰다. 그러나 올해 2월 3일, 좌심방 파열 및 심장 압전이 확인되었고, 심박수는 200회로 이상 상승하여 상심실성 빈맥으로 진단되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디곡신을 추가 투여하고 이뇨제를 30% 증량했으며, 혈전약도 추가했다. 보호자에게 사망 가능성을 고지하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준비했으나, 기적적으로 이뇨제 증량 며칠 후 심장 압전이 소실되었다.

2024년 3월 24일 / 양심부전 및 폐성고혈압 진행
3월 24일, 양심부전이 확인되었고 좌심부전에 의한 폐성고혈압(Group 2)으로 진행되었다. 이 시기에 우심부전도 함께 약물치료가 시작되었다.

2024년 4월 3일 / 기존 이뇨제 반응 저하 및 새로운 이뇨제 추가
4월 3일, 기존 이뇨제에 반응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더 이상 증량할 수 없어 다른 계열의 이뇨제를 추가했다. 그러나 좌심방압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심비대가 계속 진행되었다.

2024년 5월 8일 / 복수 발생 및 톨밥탄 추가 투여
5월 8일, 복수가 발생하여 500ml의 복수 천자를 진행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였던 이 시점에서 마지막 선택으로 톨밥탄을 추가했다. 톨밥탄 추가 후, 심장 수치가 크게 개선되었다. La/Ao 비율은 4.22에서 2.71로 35.78% 감소하고, 좌심방압이 15.25% 감소하였다. 나트륨 수치 회복, 크레아티닌 수치가 1.94에서 0.68로 64.94% 감소, SDMA 수치는 28.71에서 17로 40% 감소하며 모든 혈청학적 수치는 정상화되었다. 복수와 폐수종은 더 이상 확인되지 않았다.

톨밥탄은 바소프레신 수용체(V2) 길항제로, 주로 수분 저류와 관련된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는 체내의 과도한 체액을 줄여 부종과 관련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2024년 6월 17일 / 기적의 1년,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는 강아지
2023년 6월 17일, MMVD C단계 진단을 받고 기대수명이 최대 1년으로 불과했던 이 강아지는 1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폐수종과 심부전으로 여러 번의 위기를 겪으며 마지막 희망마저 포기할 것 같은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은 결과 강아지와 보호자에게 기적 같은 하루를 선물할 수 있었다. 기대수명을 넘어선 이 강아지의 매일은 그야말로 기적의 연속이다. 심장질환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수많은 보호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는 수많은 보호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며,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한다.

(글 : 아프리카동물의료센터 이승혁 내과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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