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연세드림정형외과 전인모 대표원장
평촌 연세드림정형외과 전인모 대표원장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척추질환으로 인한 허리통증은 누구도 피하기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젊을 때 건강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크고 작은 허리통증에 시달리곤 한다.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중인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고령층을 중심으로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과 하지의 감각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64만 5559명에서 2021년 185만 5685명으로 무려 12.7%나 증가했다.

이 질환의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환자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50대부터 서서히 유병률이 높아지기 시작하나 60대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어간다. 2021년 기준, 전체 척추관 협착증 환자 중 60대가 30.8%, 70대가 81.4%, 80대 이상이 17.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고령층 환자의 비율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나이 많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척추가 약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주변 인대가 비대해지며 뼈가시 등 조직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척추관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 척추관 안쪽을 지나가는 신경 다발이 압박을 받으며 허리통증, 다리가 저리고 아픈 하지방사통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증상은 허리디스크 증상과 유사하여 둘을 오인하기 쉬운데 허리디스크는 상대적으로 환자의 연령층이 젊은 편이며 손상된 디스크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허리디스크 환자는 허리통증이 잦아들면 걷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지만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져나갈 듯 아픈 간헐적 파행 증상을 겪게 된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쪼그리고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허리 통증이 악화되지만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이러한 자세를 취했을 때 척추관 내부의 압력이 일시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통증이 완화되는 편이다.

다행히 척추관 협착증도 초기에 발견하면 프롤로 주사나 C-arm 특수 정밀주사 치료 등 비수술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발생했다면 최대한 신속히 병원을 찾아 비수술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고령 환자가 많은 척추관 협착증의 특성상 무작정 수술을 진행하면 오히려 환자의 회복이나 건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비수술치료를 우선 시행하여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척추질환으로 인한 허리 통증은 밤낮 가리지 않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또 만성화된 통증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통증이 발생한 직후 신속하게 치료하여 불편함을 줄이기 바란다.

(글 : 평촌 연세드림정형외과 전인모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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