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종아리 정맥의 역류를 막는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겨 다리에 부종과 통증이 생기고 하지정맥이 돌출되는 질환이 하지정맥류라는 것을 이젠 웬만한 대중도 알게 됐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사실과 배치되는 것도 상당해 다시 한 번 체크할 필요도 있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Q. 정맥순환 개선제로 하지정맥류 치료가 가능할까
마이크로 고순도 플라보노이드 분획)MPFF), 포도엽 추출물, 루틴, 퀘르세틴, 은행엽추출물, 디오스민(diosmin), 트록세루틴(troxerutin) 등이 정맥순환개선제(venoactive 또는 venotonic drug)로서 하지정맥류에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모세혈관 투과성을 낮춰 다시 말해 정맥을 튼튼하게 해 증상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기전이 확립되지 않았다. 디오스민, 루틴 등은 다리 부종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MPFF는 정맥궤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정맥류는 초기에는 압박치료, 중기 이후에는 수술치료로 호전되며 저절로 좋아지는 법은 거의 없다. 만성정맥질환으로 다리 통증과 부종을 호소한다면 정맥순환개선제와 압박치료를 병행하길 권한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하지정맥류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 정맥판막부전에 의한 하지정맥류 자체를 치료할 수는 없다.

Q. 하지정맥류는 통증 유발 질환 아니다?
하지정맥류에서 통증은 다리의 부종이나 둔중함, 경련, 불편감, 가려움 등보다 후순위의 증상이다. 다리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은 단순한 하지근육통, 퇴행성무릎관절염, 좌골신경통, 척추관협착증, 족저근막염 등이다.

다리통증은 하지정맥류의 대표적 증상이 아닌 만큼 근골격계 통증질환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로 하지정맥의 역류 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으며, 전기자극치료기인 ‘엘큐어리젠’ 등의 의료장비를 통해 하지정맥류를 좌골신경통, 척추관협착증, 족저근막염 등과 비교적 쉽게 분별할 수 있다. 문제의 부위에 음전하가 부족해 전기저항이 많이 걸리고 엘큐어리젠을 접촉했을 때 찌릿한 통전통(通電痛)이 강하게 느껴질수록 해당 질환인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Q. 압박스타킹은 꼭 착용해야 하나
하지정맥류에서는 기립 시 발목의 정맥압이 약 90mmHg로 정맥고혈압을 보인다. 건강한 사람은 운동이나 보행 시에 종아리근육의 펌프기능에 의해 다리정맥압이 감소했다가 운동 중단 시 30초 후에 정맥고혈압을 보이고, 이후 차츰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압박스타킹은 수술 전 증상 악화를 예방하고, 수술 후 빠른 회복(부종과 통증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 감압형(graduated compression)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권고된다. 감압형 스타킹은 발목에서 무릎으로 올라갈수록 압력이 낮아져 정맥혈 역류를 억제하고 순환을 증가시키는 펌프 역할을 대신 한다.

균일한 압력의 비감압형 압박스타킹은 무릎에서 가장 높은 압력을 가하게 되고, 이는 하지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어 권고하지 않는다. 감압형인 경우 20mmHg 이상의 압박력을 가져야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Q. 재발 가능성을 감소시키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
우선 고주파나 레이저 등 고열을 이용한 치료는 3년 후 재발률이 약 30% 안팎(초음파 관찰 기준)으로 대등하다. 이들 열 치료는 국소마취가 필요하고 피부 화상, 신경 손상, 열에 의한 혈전증 등의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다.

그동안 많이 쓰인 경화제를 사용하는 경화요법과 화학적 접착제를 사용한 접착제요법이 대별된다. 이들 치료는 불필요한 정맥혈관을 폐색. 고사시켜 하지정맥류를 개선한다.

클라리베인 등 경화제는 고열에 의한 합병증이 거의 없고 이 때문에 국소마취도 필요 없다. 이에 비해 최근엔 시아노아크릴레이트(CAC) 성분의 접착제 사용이 차츰 늘고 있다. 경화제에 비해 수술 후 압박스타킹을 착용할 필요가 없고, 수술 후 통증이나 반상출혈이 덜 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CAC는 문제의 혈관을 봉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관을 꽉 붙여 아예 숨을 쉬지 못하게 한다. 그 결과 정맥염, 과민반응(가려움증, 발적, 종창), 접착제 관련 혈전증 등이 경화제에 비해 훨씬 많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신의료기술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편의성에 부가되는 잠재적 위험성도 존재하는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Q. 하지정맥류의 수술 비용 부담, 만만치 않다?
요즈음 실손 보험에 가입한 환자가 많다보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정맥발거술이 외의 방법으로 시행되는 ‘인정 비급여’ 수술에 바가지를 씌우는 의료기관이 늘었다.

실제로도 한쪽 다리 당 천차만별의 시술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외부로 돌출된 혈관도 없고, 심지어 초음파검사상 정맥판막의 역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리가 붓고 쥐가 나고 둔중감에 통증을 호소하면 하지정맥류로 일부러 오진하고 수술을 권유하는 의료기관도 있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문제가 생긴 하지정맥류의 줄기 수에 따라 수술(경화제+레이저 복합수술) 비용을 책정한다. 정맥줄기 당 비용을 산출하는 게 합리적인데 하지정맥류 환자 중 한 줄기만 망가진 경우가 65% 이상, 두 줄기가 망가진 경우가 30% 안팎, 세 줄기 이상 망가진 경우는 5% 미만이어서 무조건 한쪽 다리에 과한 금액을 청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또 하지정맥류는 정맥류 자체로 인한 통증은 거의 없는 게 특징인데 눈먼 상혼에 오진이 비일비재하다. 대학병원을 포함한 3군데 이상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치료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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