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는 일자로 반듯해 보이지만 옆에서 보면 원만한 ‘S’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력에 대한 압박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충격 흡수를 돕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형 혹은 S자형으로 휘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휘어진 각도가 10도 이상인 경우 이를 척추측만증 혹은 척추옆굽음증이라고 부른다.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크게 선천성, 기능성, 특발성으로 나뉜다. 먼저 선천성 척추측만증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것을 말하며 기형에 의해 지속적으로 허리가 휘게 된다. 반면 기능성은 척추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특발성은 전체 척추측만증의 85~90%를 차지하는 것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중요한 원인에 해당하는 특발성은 성장기인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빈발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0대(41.6%)였으며 10대 여성이 남성의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는 뼈가 유연해 척추 변형이 오기 쉽고 특히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골반 기울어짐, 어깨높이 불균형, 가슴 비대칭 등 신체 외형적인 변형이 남거나 심할 경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같은 척추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조기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지만 척추측만증 초기에는 스스로 인지하기가 어려워 가족 또는 주변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간단하게 척추측만증을 점검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신발과 가방을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자녀의 신발 밑창이 유난히 한쪽만 닳아 있거나 가방끈이 한쪽만 흘러내린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척추측만증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 한약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뼈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전신의 균형을 맞추고 틀어진 척추의 배열을 바로잡는다. 이어 협척혈, 환도혈 등 척추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뻣뻣하게 긴장된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해 근육통을 완화시킨다. 여기에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척추를 지탱하는 주변 근육의 강화를 도와 척추측만증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침치료의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통 환자가 침치료를 받을 경우 요추 수술률이 3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과 같은 척추질환은 치료뿐만 아니라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원인이 특발성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자세와 같은 기능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증상이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어깨와 팔에 긴장을 풀고 허리를 곧게 펴는 습관이 중요하며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는 독서대를 사용해 허리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권한다.

외모에 예민한 청소년기에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체형변화는 신체적 고통과 함께 정서적인 고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외형상 보이는 차이로 인해 자존감이 저하되거나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 꺼려하는 등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점검과 함께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도록 하자.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