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에 발생하는 만성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유전적 요인이나, 과체중, 과거 관절의 부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주요 원인은 노화로 인해 무릎 연골이 마모되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 연골은 탄력적이고 단단하여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뼈를 보호한다. 또한 우리가 앉고, 걷고, 무릎을 폈다 굽히는 관절 운동을 할 때마다 뼈끼리의 마찰을 줄여 매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연골은 지우개처럼 많이 쓸수록 닳게 되는데 자연 회복 능력이 없기 때문에 손상이 시작되면 갈수록 부위가 점점 광범위해지면서 연골의 기능을 잃게 된다. 결국엔 연골이 마모될수록 보호하던 뼈가 드러나고 관절 운동을 할 때마다 뼈끼리 부딪혀 마찰하게 되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갑자기 벼락같이 생기는 질환 아니다. 연골 손상이 시작된 순간부터 증상이 점차 악화하는 진행형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진단,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듯이 한번 시작된 퇴행성관절염 진행을 막을 순 없지만 초기에 잘 치료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초기에는 비교적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아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체중조절과 무릎 근력운동이다. 초기에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할 수록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이 근육으로 인해 분산되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의 범위가 더 넓어지는 중기로 진행될수록 무릎 통증이 심해지고 붓거나 물이 차면서 활동량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때에는 좀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릎은 신체 구조상 똑바로 서 있어도 60:40 정도로 안쪽에 하중이 조금 더 실리게 된다. 그 때문에 안쪽 연골이 먼저 닳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균일하게 받던 체중이 안쪽으로 더 실리게 되면서 내측 연골 손상이 더욱 빨라지고 점점 다리가 안쪽으로 휘는 O자형 다리로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

중기 치료에는 안쪽으로 실린 체중을 바깥쪽으로 분산시키는 휜 다리 교정술과 손상된 연골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여 연골 재생을 돕는 연골재생술을 함께 시행하면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휜다리교정술과 연골재생술 치료는 내 무릎 연골을 지키면서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법이다. 때문에 퇴행성관절염 중기나 인공관절 수술하기엔 아직 젊은 환자가 말기로 가는 관절염 진행을 늦추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말기에는 무릎 연골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관절운동을 할 때마다 뼈와 뼈끼리 맞부딪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미 뼈가 드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휴식 시에도 통증이 심하며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이루는 수면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데 인공관절 수술은 그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큰 수술이다. 문제를 일으켰던 뼈를 절삭하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무릎에 삽입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라면 수술을 미루고 미뤄도 통증에 시달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뿐이다.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잘 세우고 수술 후 새로운 인공관절에 잘 적응하면서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면 다시 통증 없는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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