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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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속에는 사람을 남성답게 혹은 여성답게 만들고, 아이를 성장시키고, 혈압과 혈당 등의 건강에 관련된 수치를 조절하고, 온 몸의 각종 기능을 작동하게 하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게도 만드는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 바로 호르몬이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는 표현은 과격하긴 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호르몬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갑상선, 부갑상선, 부신, 췌장, 상선 등에서 생성되는데 이를 ‘내분비기관’이라고 한다. 내분비기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내분비질환은 고령화와 생활환경 변환 등 다양한 이유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이지만, 증상이 복합적이고 범위가 다양하며, 비전형적인 경우도 많아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다. 또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도 많다.

이에 헬스인뉴스는 내분비학회의 도움으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비교적 흔해 증상을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내분비질환 5가지를 5주에 거쳐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첫번째 소개질환은 ‘뇌하수체 선종’이다.

월경불순이 뇌종양 때문? ‘뇌하수체 선종’

주부 A씨는 오랜 노력에도 아이가 생기기 않아 마음 고생 중이다. 월경불순이 심했던 A씨는 자궁이나 난소 이상으로 생각했으나 특별한 이상은 나타나지 않아 난임치료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느날 심한 두통은 느낀 A씨는 큰 병원을 찾았고, 검사 끝에 뇌종양의 일종인 뇌하수체 선종을 진단받았다. 월경불순과 불임 역시 뇌하수체 선종 때문이었다.

뇌하수체는 두개골 밑 부분의 가운데에 ‘안장’이라는 공간에 위치하며, 무게가 1g이 채 되지 않는 작지만 신체 내 모든 호르몬 분비 조절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여기에 발생하는 종양인 뇌하수체 종양은 전체 뇌종양의 10~15%를 차지하고 있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종양이 주변 신경을 누르거나, 특정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해 다양한 신체 증상이 발생한다. 수십 년 전에는 시력 장애가 병원을 방문했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오늘날에는 무월경, 불임, 성욕 감퇴 등 성선 기능 장애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자라면서 주변 구조물을 눌러 두통, 시야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호르몬 이상의 경우, 종양에 의해 정상 뇌하수체 조직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기능저하 증상과 종양에 의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 About, 뇌하수체 선종

뇌하수체 선종은 뇌하수체 종양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크게 호르몬 과다 분비와 관련이 있는 ‘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없는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능성 선종은 자극되는 호르몬에 따라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 선종),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 (말단비대증),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선종’(쿠싱병) 등이 있다.

비기능성 선종은 전체의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호르몬적 이상은 보이지 않고 종양이 자라면서 신경을 눌러 시야결손이나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About, 뇌하수체 선종의 종류와 증상

△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 선종)

뇌하수체 선종 중 가장 흔한 것이 ‘유즙분비호르몬 분비 선종(프로락틴 선종)’으로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35~40%를 차지한다. 프로락틴 선종에 의한 증상으로 여성은 무월경 및 불임, 유루증, 남성은 성욕 감소와 발기장애가 있으며, 종양의 크기에 따라 두통, 시야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프로락틴선종은 난임 치료를 받다가 알게 되어 뒤늦게 내분비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경불순 혹은 무월경이 생기거나 임신이 어려울 경우 내분비내과를 방문해 혈액으로 프로락틴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말단비대증)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약 15~20%를 차지하며, 30대 및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말단 비대로 인해 손과 발이 커지고 머리, 턱 등이 커지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고, 피부는 두꺼워지고 주름살이 깊어진다. 고혈압, 당뇨병, 종양 발생의 빈도가 높고, 종양 자체에 의해 두통, 시야 결손이 나타날 수 있다. 말단비대증 환자에서 사망률이 약 3배 증가하는데, 주로 심혈관질환에 의한다. 말단비대증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합병증 및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선종(쿠싱병)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시켜 발생하며 뇌하수체 선종의 약 10~15%을 차지한다. 달덩이얼굴, 물소혹, 중심 비만 등 특징적인 외양을 보이고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든다. 무월경과 성 기능 감소, 근위축에 의한 쇠약감,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이 잘 발생한다. 쿠싱병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합병증 및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종양으로 뇌하수체 선종의 약 1/3을 차지하고 두통이나 시야 결손 등 종양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 당시 크기가 큰 경우가 보통이다. 최근 검진 목적으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 About, 뇌하수체 선종의 자가진단

1. 무월경이 지속되거나 정상적인 성관계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
2. 성욕이 떨어지고 발기가 되지 않는다.
3. 두통이 악화되고 시야 장애가 발생한다.
4. 머리, 턱 등이 커지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고, 피부는 두꺼워지고 주름살이 깊어진다.
5. 달덩이얼굴, 물소혹, 중심 비만 등 특징적인 외양을 보이고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든다.

이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About, 뇌하수체 선종의 진단과 치료방법

뇌하수체 종양의 위치, 형태를 보기 위한 영상 검사로는 자기공명영상(MRI)이 가장 유용하고, 시야 결손 여부는 시야 검사로 확인한다. 호르몬 과다 분비 또는 뇌하수체 기능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뇌하수체 호르몬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에 대한 수술적 접근뿐 아니라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내분비내과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뇌하수체종양 환자에 대한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을 위해 내분비내과와 신경외과의 협진 진료가 필요하다.

말단비대증과 쿠싱병은 종양 제거 수술이 일차적 치료이다. 프로락틴선종의 경우에는 대부분 도파민 작용제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아 프로락틴을 낮출 뿐 아니라 종양의 크기도 줄인다.

우연히 발견된 비기능성 뇌하수체미세선종이나 시신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뇌하수체거대선종은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할 수 있다.

노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노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도움말 : 노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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