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한의사협회
용산 대한의사협회

의대 정원 증원 정책 반발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지 2개월을 지나고 있다. 한계에 달한 중증환자 치료부담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조속한 협상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양쪽의 대화 창구가 선거로 재정비 되면서 협상까지의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7일 비대위는 총선 직후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 11일과 12일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선에 대한 논평을 각자 내놨다. 최근 임현택 의협 차기회장 당선인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으로 합동 기자회견이 취소된 것이다.

이는 최근 박단 전의협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의 면담 등으로 서로의 입장이 갈린 것이 주효했다. 의협 비대위는 "의미 있는 만남"이라며 지지를 밝혔으나, 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며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한 것. 이후 임 당선인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비대위가 5월 전 해결을 위해) 물밑 협잡질을 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비대위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비대위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의 단일대오를 흔들고, 비대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비방과 거짓 선동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며 갈등을 노골화했다.

한 의협 관계자는 “이번 일요일에 있을 비대위 회의에 임 당선자가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 갈등 봉합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4·10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를 맞은 정부 측에서도 의료계와 대화 창구에 변화 가능성이 나타났다. 총선 패배의 첵임을 지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대통령실 소속 고위 참모진들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한 것.

이들의 사퇴가 받아들여질 경우 의료계와 논의할 정부 측의 주요 파트너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협상까지의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협 관계자는 “대통령실 뿐만 아니라 복지부 등에서도 사퇴가 이뤄질 경우, 다시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재정비되는데도 몇 달이 걸릴 텐데 그 동안 대화를 할 상대가 없어진다는 것”이라며 “좋은 신호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화해야 할 의·정 양 창고들의 선거 후폭풍에 재정비에 시간을 쏟는 동안 의료 정상화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총선 직후 논평을 내고 “의료진의 조속한 복귀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가 중재와 입법을 추진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협 비대위는 4월 말까지로 5월 1일부터는 임현택 회장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시간에 쫒겨 정부와 대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자칫 협상까지 소요될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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